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윤홍식의 논어 강의] 먼저 실천하고 글을 배워라(1-6)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제자는 집안에 들어가면 효성스러워야 하고
집밖으로 나가면 공경스러워야 하며,
행동이 신중하며 말이 믿을 수 있어야 하고
대중을 널리 사랑하되 인자한 이를 친애하여야 한다.

이것들을 실천하고 남는 힘이 있거든
그때 글을 배워야 한다”라고 하셨다.

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1-6)

 
‘참된 학문’은 우주의식과 하나로 통하는
우리의 순수의식인 ‘양심’을 온전히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학문입니다.

소크라테스가 [파이돈]에서 논한
‘참된 지혜’에 대한 가르침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신적인 것은 영혼과 동질적인 것이니
영혼이 정신을 차리기만 하면
항상 이것과 함께 할 수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영혼은 잘못된 길에 들어가는 것을 그치게 되고
불멸하는 것과 사귐으로써,
그 자신이 불변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영혼의 이러한 상태를 ‘지혜’라고 하는 것이다.” ([파이돈])

‘참된 지혜’란 우리의 순수하고 신성한 ‘양심’을
온전히 깨닫고 밝혀내는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
순수한 양심을 이해하는 지능을
‘영성지능’, ‘도덕지능’이라고 부릅니다.

음악지능이나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등
여러 가지 지능은 모두 소중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지능보다 소중한 지능은 바로
우리의 신성 즉 양심을 이해하는 ‘영성지능’입니다.

영성지능이 계발되지 않고서는
참된 인간이 될 수 없으며,
영성지능을 밝히는 학문이 아니고는
참된 학문이 될 수 없습니다.

온 우주를 하나로 꿰뚫는 영성지능을 계발하여,
안으로 신성과 조화를 이루게 하고
밖으로 남들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학문이야말로
참된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말의 도인인 최제우 선생의
“안으로 한울님을 모시고
밖으로 한울님의 조화에 참여하자!”
(侍天主 造化定)라는 가르침이 바로 이것입니다.

안으로 하느님의 우주의식과 합일을 이루고,
밖으로 널리 인류를 사랑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따르는 군자는,
언제 어디서나 나와 남을 둘로 보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을 늘 역지사지합니다.

그래서 집에 있을 때는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입장을
자신의 입장처럼 헤아려서 늘 ‘효성’을 지극히 합니다.

그리고 집밖을 나가게 되면
마주치는 사람들의 입장을 존중하여
자신이 그들이라면 원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들을 공경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이렇게 영성지능을 계발해가는 군자는
‘말’과 ‘행동’을 늘 일치시키고자 노력합니다.
우리가 본받고 배우고자 하는 우주의식의 자리에
어찌 언행의 불일치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평소에 자신이 말하고 다니던 것 중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것이 있는지,
늘 살펴보아 자신의 행동을 신중히 합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말’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므로,
늘 자신의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말하여
신뢰를 잃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이러한 군자는 대중을 널리 사랑하여
어떤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입장을 잘 헤아려 대합니다.
그러나 그 중 영성지능을 온전히 계발한
‘인자한 이’가 있다면 그를 더욱 친애합니다.

이것은 군자의 사사로운 감정이 아닙니다.
군자는 늘 ‘하느님의 마음’, ‘우주의식’과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이므로, 
우주의식이 명령하는 바를 따를 뿐입니다.

[노자]에 이르길
“하늘의 도道는 친애하는 바가 없으나
늘 선한 사람들과 함께 한다”
(天道無親 常與善人)라고 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미 참된 학문 즉
영성지능을 계발하는 학문을 닦고 있는 사람입니다.

책을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것들을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니까요.
‘참된 실천’이 없이는 ‘양심’이 밝아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일들을 실천하면서
책을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군자가 보아야 할 책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양심을 밝히는 방법론을 다룬 책이니,
실천이 선행되지 않아서는 읽는 의미가 없습니다.

책의 개념들과 실천이 하나가 될 때
우리의 양심은 진정으로 밝아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내면에서 양심이 훤히 빛나게 될 것이며
우리의 삶속에서 양심이 밝게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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