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윤홍식의 채근담 강의] 6. 하루라도 기쁨을 잃지 말라

6. 하루라도 기쁨을 잃지 말라


거센 바람과 사나운 비는
새들도 불안하게 하고,
비가 갠 뒤의 밝은 태양과 맑은 바람은
풀과 나무도 기쁘게 한다.

천지에는 단 하루라도
온화한 기운이 없어서는 안 되며,
사람의 마음에는 단 하루라도
기쁜 정신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疾風怒雨 禽鳥戚戚 霽日光風 草木欣欣
可見 天地不可一日 無和氣
人心不可一日 無喜神(전집-6장)


바람이 거세게 불고
비가 사납게 몰아칠 때는,
천지만물이 모두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은 물론
새들도 근심하고 불안하게 됩니다.

그러다 거친 비바람이 걷히고,
태양이 밝게 드러나며
맑고 시원한 바람이 불게 되면,
천지만물이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기쁨이 절로 샘솟고,
풀과 나무도 그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것은 참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과연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그것은 천지가 본래 ‘한 기운’이며,
천지가 본래 ‘한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천지와 사람도
본래 한 기운, 한 마음이며,
사람과 동물, 식물도
본래 한 기운, 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천지가 울고 웃으면

사람과 동식물도 함께 울고 웃으며,
사람이 울고 웃으면
천지와 동식물도 함께 울고 웃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동물과 식물이 울고 웃으면
사람과 천지도 함께 울고 웃습니다.
 

비와 바람, 벼락과 서리는 ‘천지의 감정’이며,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은 ‘사람의 감정’입니다.
동물과 식물의 감정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천지가 거친 바람과 사나운 비로
성난 감정을 표출하니,
저 새들까지도 그 감정을 느끼고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경이로운 일입니다.
천지와 만물이 하나의 기운, 하나의 마음으로 서로 통하면서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이 경이로운 모습이야말로
이 우주의 참다운 실상입니다.

천지와 만물이 서로 통하고
만물과 사람이 서로 통하고
천지와 사람이 서로 통하니, 

저 천지가 늘 맑고 밝기를 바라듯이,
우리의 마음을 늘 화창하고
온화하게 닦아나가야 하겠습니다.

‘기쁨’과 ‘온화함’은 ‘봄’을 대표하는 감정이니,

천지에 기쁨과 온화함이 가득한 세상을
‘늘 봄기운이 만연한 세상’이라는 의미로
‘장춘세계’(長春世界)라고 부릅니다.

이 장춘세계야말로
아주 먼 옛날부터 인류가 추구해온 이상사회이며,
인류가 반드시 이루어야할 이상사회입니다.

그러나 장춘세계를 추구함에 있어서
반드시 명심해야할 것이 있으니,
천지만물의 기운은 본래 나와 한 기운으로 통하며
천지만물의 마음은 본래 나와 한 마음으로 통하는 만큼,

지금 이 순간, 내가 내 마음과 기운을
기쁘고 온화한 봄기운으로 바꿀 수 있을 때,
그러한 장춘세계가 한 걸음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자가 [중용장구]에서
“천지만물은 본래 나와 한 몸이다.
내 마음을 바로잡으면 천지의 마음 또한 바로잡히며,
내 기운이 순해지면 천지의 기운이 또한 순해진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특히 순수한 참마음에서 솟아나는
조건 없는 절대적 기쁨과 행복감은,
더욱 크고 신묘한 힘과 작용으로
주변을 밝고 맑게 정화시킬 것입니다.
어찌 우리의 ‘감정’을 함부로 할 수 있겠습니까?
반대로 천지가 밝은 태양과 맑고 시원한 바람으로
기쁜 감정을 표현하게 되면,
천지의 기쁨 마음을 만물이 함께 느끼게 되니
저 풀과 나무들도 함께 기뻐하는 것입니다.
천지와 만물이 본래 ‘한 기운’이 아니고
본래 ‘한 마음’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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