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5일 화요일

예기(禮記) 대동편(大同編)

2003. 9. 26 윤홍식 역(譯)


(공자께서 말씀하시되) 저 대도(大道)가 행해지던 때와 삼대(三代: 夏,殷,周)를 나는 보지 못하였으나, 항시 내 마음에 있노라.

대도(大道)가 행해지던 때에는 천하가 공평(公平)해서 현명한 자를 선거하고 재능있는 자를 참여시켜 신의(信義)를 익히고 화목함을 닦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직 그의 부모만을 부모로 여기지 않고, 오직 그의 자식만을 자식으로 삼지 않았다. 노인에게는 잘 마칠 수 있도록 하여 주었고, 장년에게는 쓰일 곳을 마련해 주었으며, 어린이에게는 잘 길러질 수 있도록 하여 주었다.

과부, 고아, 홀아비, 환자들을 불쌍히 여겨서 다 양육을 받게 하였으며, 남자는 직분(職分)을 갖을 수 있게 하였고, 여자는 시집갈 수 있게 하여 주었다.

재화가 땅에 버려지는 것을 싫어하였으나, 반드시 자신의 소유로 하려하지는 않았다. 힘이 자신의 몸에서 나지 않음을 싫어하였으나, 반드시 자신을 위하여만 쓰려 하지 않았다.

고로 잔대가리(陰謀)는 소멸되서 흥하지 못했으며, 절도(竊盜)나 난적(亂賊)들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문을 열어두고 닫지 않았으니 이를 “대동(大同)”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후로는 대도(大道)가 이미 숨어서 천하는 한 집안(一家)의 소유가 되어 각기 그 부모만을 부도로 여기고, 그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겼다. 재화나 힘은 자신만을 위하여 썼다.

이에 대인(大人)이 세상에 나와서 예(禮)를 만들고 성곽과 도랑을 구축하여 방어하여 지키게 하고, 예의(禮義)를 기강으로 삼아 군신(君臣)간을 바로잡고, 부자(父子)간을 돈독하게 하며, 형제(兄弟)를 화목하게 하고, 부부(夫婦)를 화합하게 하였다. 제도를 설치하여 전리(田里)를 세우고 지혜(知)와 용기(勇)를 숭상케 하였다. 

그러나 그 공적이 모두 자신을 위한 것이었기에, 이로 말미암아 권모술수가 작용하게 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우왕, 탕왕, 문왕, 무왕, 주공, 성왕이 이로 말미암아 선출되었다. 이 여섯 군자(君子)는 예(禮)에 있어서 삼가지 않음이 없었다. 그래서 그 의로움(義)을 드러내고, 그 신의(信義)를 생각하게 하였으며, 그 허물을 밝혀내고, 인(仁)으로 형벌을 내리며, 서로 양보함을 익히게 하였다. 이리하여 백성들에게 상도(常道)가 있음을 보였다. 

이로 말미암지 않는 자로서 집권자는 제거하였으니, 백성들이 재앙으로 여기기 때문이었다. 이것을 일러 “소강(小康)”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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