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윤홍식의 채근담 강의] 8. 고요하되 움직이고 움직이되 고요하라

8. 고요하되 움직이고 움직이되 고요하라


하늘과 땅은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으나,
기운의 작용은 조금도 정체되는 법이 없다.

해와 달은 밤낮으로 달리고 있으나,
그 광명함은 만고에 바뀌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한가한 때에도 집중된 마음이 있어야 하며,
바쁜 경우에도 한가한 맛이 있어야 한다.

天地寂然不動 而氣機無息少停
日月晝夜奔馳 而貞明萬古不易
故君子閒時 要有喫緊的心事
忙處  要有悠閒的趣味(전집-8장)

 
우리를 둘러싼 기운인 하늘과
우리를 떠받히고 있는 견고한 땅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실
쉴 새 없이 서로 움직여 교류하고 있습니다.

땅의 기운은 구름을 통해 하늘로 상승하며,
상승한 땅의 기운은 하늘의 기운을 만나
비를 통해 땅으로 하강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은 서로 합해지며,
그 교합의 결과물인 감로수인 비는
만물을 무럭무럭 자라게 합니다.

이것이 만물의 부모인 천지가
고요한 중에 만물을 기르며 다스리는 방식입니다. 

그러므로 ‘자연의 길’을 따르는 군자는
한가하여 고요한 중에도 정신을 풀어놓는 법이 없습니다.
늘 고요한 중에 생각과 감정과 오감을 다스리고,
인체의 기운을 조화롭게 다스리고 있습니다.

단지 고요할 뿐이라면 신령할 것이 없습니다.
고요하되 만사를 자유로이 주재할 수 있어야만
참으로 신령할 수 있습니다.

해와 달은 쉴 새 없이 뜨고 집니다.
지구의 입장에서 볼 때,
낮에는 해가 뜨고 지며
밤에는 달이 뜨고 져서 아주 분주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분주한 움직임들이
모여 이루어내는 ‘광명함’ 자체는 늘 한결같습니다.
태양의 빛과 달의 빛 자체는
늘 변함없이 우리를 비추어 줍니다.
 

우리의 불변하는 참나의 빛은
시간과 공간, 움직임과 고요함,
순경과 역경을 가리지 않고 만고에 광명합니다.

그래서 군자는 아무리 위급한 상황에 빠지고
아무리 번뇌가 우리를 위협하더라도,
늘 여여하게 빛나는 우리의 광명한 참나를 잊는 법이 없습니다.

참나 자리는 늘 광명하며,
늘 행복하며, 늘 평화롭습니다.
늘 여유롭습니다.

‘자연의 길’을 따르는 군자는 바쁜 중에도
늘 그 마음속에 한결같은 한 점 광명함이 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