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4일 월요일

정명도(程明道)의 [식인편識仁篇] 요약

- 윤홍식 번역, 해설 -  

1. 학자는 반드시 먼저 ‘인’(仁, 자타불이自他不二, 에고를 초월한 참나-각성 상태)을 알아야 한다.
學者須先識仁 

언제 어디서나 깨어서 참나-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것.
깨어있으면 에고를 초월할 수 있음.


2. 미리 방어하고 검속할 필요도 없고, 억지로 궁구하여 찾아낼 필요도 없다.
不須防檢 不須窮索

에고가 헛된 욕심을 부리고 실수할까 미리 걱정할 필요도 없으며,
잔꾀를 써서 억지로 사물의 진리를 쥐어짜내서는 안 됨.
이래서는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영원히 알 수 없음.

3. 만약 마음이 게으르다면 미리 방어함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게으르지 않다면 미리 방어할 필요가 없다.
若心懈 則有防 心苟不懈 何防之有

참나-각성 상태를 유지하면 마음이 게을러지지 않을 것이니,
마음이 게으르지 않다면 에고가 헛된 욕심을 부리고 실수할까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어짐.


4. 진리를 얻지 못했다면 궁구하여 찾아내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
러나 인(仁)을 보존하고 챙김이 오래되면 자연히 밝아질 것이니, 어찌 궁구하여 찾을 필요가 있겠는가?
理有未得 故須窮索 存久自明 安待窮索

참나-각성 상태만 유지하면, 참나가 이미 진리 그 자체이니,
억지로 쥐어짜내지 않아도 자연히 진리를 하나씩 알게 될 것임.


5. 천지의 작용은 모두 ‘나’의 작용이다.
天地之用 皆我之用

‘나’ 즉 ‘참나’는 본래 에고가 없고, 본래 모르는 것도 없음.
언제 어디서나 참나만 잘 붙잡으면 지혜롭게 되고 자유자재하게 될 것임.


6. 맹자가 말씀하길 “만물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다.
나 자신을 돌이켜보아 정성스럽게 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커다란 즐거움이다”라고 하셨다.
孟子言 萬物皆備于我 須反身而誠 乃爲大樂

‘참나’를 돌아보아서 에고를 비우고 정성스러워지면, 이 보다 더한 즐거움이 없음.


7. 반드시 일삼음이 있으면서도 바르게 하고자 집착하지 말며,
마음으로 잊지도 말고 억지로 조장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일찍이 털끝만한 힘도 기울인 적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인(仁)을 보존하고 챙기는 방법이다.
만약 인(仁)을 잘 보존한다면, 다시 합해질 것이다.
必有事焉而勿正 心勿忘 勿助長 未嘗致纖毫之力 此其存之之道 若存得 便合有得

깨어있음을 유지하는 방법은, 깨어있고자 노력할 뿐,
그것에 너무 집착하지도 말아야 하며, 잊지는 말되 억지로 힘을 써도 안 됨.
그냥 깨어있을 뿐임!


8. 양지(良知)ㆍ양능(良能)은 원래 잃어버릴 수 없다.
옛날에 습관화된 마음이 아직 제거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이 마음을 보존하고 챙기기를 익숙하게 해야 한다.
 이 이치는 지극히 간단하다. 오로지 그것을 지키지 없을까 걱정일 뿐이다.
이미 그것을 체득하여 즐거울 수 있다면 또한 지킬 수 없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蓋良知良能 元不喪失 以昔日習心未除 卻須存習此心 久則可奪舊習
此理至約 惟患不能守 旣能體之而樂 亦不患不能守也

참나가 지니는 지혜와 자비가 양지ㆍ양능임.
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습관화된 마음에 의해 가려져 있음.
그러나 지속적인 깨어있음을 통해 참나만 놓치지 않고 잘 챙겨나가면,
서서히 습관화된 마음은 정화되어 갈 것임.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깨어 있느냐?”하는 것임.
그러나 깨어있는 즐거움을 맛보고 나면, 그것도 어렵지 않게 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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